'2015년의 음악 이야기 (스물하나)'에 해당되는 글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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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9.30
  3. 2019.08.24
  4. 2019.08.16
  5. 2019.07.13

정말로 가인이 부른 Apple의 가사처럼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갖지 말라고 말하면 더 갖고 싶은 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보수적이고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는데요, 게다가 한국처럼 치안이 그렇게 좋지 않은 필리핀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다 보니, 스무살이 넘을 때까지 자유롭게 어디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거나 하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화장, 짧은 옷, 외출 모두 안 되었구요, 어쩌다 외출을 하게 되면 부모님과 동행하거나, 친구들이랑 만나는 약속이 있으면 아버지가 항상 차로 데려다 주시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오셨기 때문에 일부러 친구들이랑 헤어지는 시간을 속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타벅스 커피나 던킨도너츠 도넛과 커피는 다 사치라고 절대 그런 프랜차이즈 카페같은 곳에 못 가게 하셔서, 다른 친구들이 스타벅스에서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사서 마실 때 저는 편의점 300원짜리 커피우유를 마시며 대리만족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생활하던 제가 딱 한 번 일탈을 감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17살때였어요. 부모님이 나가신 틈을 타 화장을 진하게 하고, 옷도 짧게 입고, 12cm가 넘는 킬힐을 신고 거리를 활보했었죠. 진짜 별 거 아닌데 정말 행복했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 저를 성인으로 착각한 모델하우스 직원에게 끌려들어가 집 계약 직전까지 갔었던 아찔한 순간도 있었구요 ㅋㅋㅋㅋ

대학에 처음 들어가서 공강이란 존재를 처음 만났을 때,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서는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근처 쇼핑몰 화장품 가게, 맥도날드 등등 안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 때는 정말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자유롭게 거리를 걸어다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었죠. 이제 나이가 좀 더 들어서 부모님 터치가 덜해지자, 저도 공강 시간에 더 이상 돌아다니지 않고, 학교 도서관이나 라운지에 남아서 공부를 하거나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아주 가끔은 그 때의 부모님 간섭과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소확행들이 지금은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서 돈은 벌지만, 적금 넣고, 부모님이 출퇴근을 시켜주셔서 기름값 떼고 나면 남은 돈이 별로 없어서 예전처럼 맘 편하게 돈을 펑펑 쓰지는 못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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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의 저는 정말로 겁이 없고, 무모했습니다. 사회생활이 뭔지도 모르는 햇병아리 대학 새내기여서일까요? 정말 무모한, 말도 안되는 계획을 세워놓고 실행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저의 2015년의 음악 이야기 카테고리 다른 글들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친하게 지내던 저의 롤모델이 있었는데요, 그 분은 2012년에 필리핀 지사에 발령나셔서 3년의 임기가 지난 후 2015년 6월에 한국으로 귀국하셨어요. 2015년 7월에 새로운 분이 필리핀 지사에 오셨고요.

그 분이 한국으로 귀국하시고도, 저는 그 분과 연락을 이어갈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아! 새로 발령되신 분과 친해져야겠다 생각해서, 일단은 그 분과 같이 오신 가족분들께 과자 같은 걸 사서 인사도 드리러 가고, 자주 찾아가서 이야기도 많이 했었어요. 분위기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요.

그래서인지 너무 경우 없는 실수를 저질러 버린 것 같습니다. 가족분들과 친해졌으니, 그 분께도 인사를 드리러 가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그 분 사무실에 찾아갔는데, 왜 약속도 안 하고 멋대로 찾아오느냐고 화를 내시는 그 분의 모습에 놀라 얼른 자리를 피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그분과 친하게 지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제 그쪽 업계 사람들과는 관련도 없고요 ㅎㅎ

물론 약속을 안 하고 간 것은 저의 실수가 맞으나 그렇게까지 소리를 질렀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사회생활은 어려운 것이라는 걸 깨달은 날이었습니다. 이제 직장인이 된 저는 아직도 배우고 있는 단계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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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제가 전의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들었던 곡입니다. 21살 성인으로써 고등학생 때 왜 그렇게 불성실하게 살았을까, 그 때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할 텐데... 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저는 21살에 정신을 차렸고, 대학에 새내기로 입학했을 때 정말 고등학교 때 열심히 안 했던 일들 이번 기회에 다 해보자는 각오로 4년간 학교 생활을 했더니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지 않을 4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후회되는 과거가 있다면 너무 얽매이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들이 모여 현재가 되고, 현재들이 모여 미래가 되는 거잖아요? 절대 늦지 않았고 여러분은 지금 충분히 잘하시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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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고 오랫동안 정들었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정도 많고 미련한 저에게는 더더욱요. 카라의 Love Is는 제가 여기 현지에서 롤모델로 삼았던 분이 현지 발령 임기가 끝나셔서 한국으로 돌아가신 날 들었던 노래라서 더더욱 기억에 남네요. 한국으로 돌아가시고 나서도 계속 보고 싶고 그리워하고 그랬는데... 끝은 결국 안 좋았지만요.
그 분에 관한 이야기는 저의 2015년의 음악 이야기 (스물하나) 카테고리의 걸스데이- Something (2015년 11월 14일 오늘의 노래) 게시물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아직 티스토리 블로그 초보여서 하이퍼링크를 어떻게 거는지 몰라요 ㅠㅠ 양해 부탁드려요.

PS: 어느덧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한지 한 달이 지났네요. 일주일 동안 한국 대학원을 준비하던 중 현지에서 일자리 제안이 들어와서 이력서 써서 내고, 면접 준비하고 면접 보고 오느라고 글을 통 못 썼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더 재미있고 유익한 글 많이 쓰는 밀크티소녀가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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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 다이어리라니! 벌써 4년 가까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 이 노래에 얽힌 제 이야기는 앞서 올렸던 이야기들보다 다소 무거울 수 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멘토’ 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이 제 곁에 있었습니다. 그 분은 제 롤모델이었고 그 분 덕분에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 생겼었죠. 지금은 꿈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제 책장에는 그 모 기업 인적성검사 대비 문제집이 꽂혀 있답니다 ㅋㅋ
11월 14일은 그 분의 생신이었는데요, 그 분은 한국에 계시고, 저는 필리핀에 남아있었고, 한국 개인 전화번호를 몰랐기 때문에 카카오스토리 댓글로 생신 축하 인사를 했어요.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댓글을 썼고, 예쁜 케익 사진도 골라서 올렸었죠.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그 분은 당신하고 친분이 있고, 업무적으로 관계 있는 분들의 축하 인사만 받아주셨습니다. 즉, 제 댓글만 무시하신 거죠. 못 보고 지나친거라기에는 제 댓글보다 늦게 달린 댓글에도 답글을 달아주셨더라고요.
당시 21살, 사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대학 새내기였고, 필리핀에서 정말 친하게 지냈던 분이여서 실망은 무척 컸던 기억이 나네요. 매주 일요일마다 카페에서 영어 공부를 하셨는데 모르는 게 있으면 저에게 물어보실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는데 말이죠. 


뭐랄까, 그 당시의 기분은 저만 모르는, 저는 감히 낄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 를 목격한 느낌이 들어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네요 ㅎㅎ
지금 조금 나이가 더 먹은 저는 사람 마음이 다 제 마음 같지는 않다는 걸 알았고, 그때보다 상처도 조금은 덜 받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거에 비해서 상처를 주는 관계는 미련없이 끊는게 맞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정말 아팠었고, 사회생활이 다 이런 건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경험이었지만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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