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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08


‘들어갈 땐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입학은 쉬워도 졸업은 절대로 쉽지 않다고, 10명이 입학하면 3명만 제 때 졸업한다는 해외 대학이여서 4년 동안 긴장을 하며 학교 생활을 했고, 다행히 올해 5월 24일에 저는 졸업을 했습니다.

졸업식날, 다른 친구들은 다 우는데 이상하게 저는 눈물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 동안 유일한 한국인 학생으로써 고생했던 기억에, 수많은 과제들과 졸업 논문, 실습에서 해방되었다는 생각에 오히려 기뻤어요. 저를 예뻐하시던 교수님들은 언제든지 페이스북이나 이메일로 연락할 수 있으니깐요. 졸업식이 4시간이었고, 오후 4시에 시작해 오후 8시에 끝났기 때문에 식 중에도 배고파서 빨리 가족들이랑 밥 먹으러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ㅋㅋㅋ

사진은 졸업하려면 필수였던 졸업 논문입니다. 왼쪽이 연구 주제와 계획 정하고, 디펜스 발표를 거쳐서 결정된 초안이자 계획이고요, 오른쪽이 졸업식 2주 전에 나온 논문 최종본입니다. 정말 1년 반의 고생과 노력 끝에 저렇게 18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나오니깐 울컥하더라고요.



저는 필리핀에 살고 있는 한국 유치원생들이 필리핀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어떤 노력과 지원을 해주시고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는데요, 참여 인원이 잘 안 구해져서 애 먹었던 기억이 아주 생생하네요. 어릴 때 짜장면 전화 주문도 못해서 울었던 내성적이었던 제가 생판 모르는 학부모님들을 한시간 가량 인터뷰 했던 기억도 재미있었고요. 역시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서는 뭐라도 할 수 있나 봅니다. (요즘은 이걸 자낳괴라고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하더라고요 ㅎㅎㅎ)



졸업장을 받자마자 든 생각은 이거 한 장 받기 위해서 내가 4년간 열심히 달렸나 하는 허무함? 같은 게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서 제일 열심히 산 4년의 결실이구나 해서 성취감도 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중고등학교 때 저는 그렇게 성실한 학생이 아니었거든요. 🤪😜

대학원 입학 전 이렇게 몇 달 백수 생활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워낙 빡센 스케줄에서 4년을 고생하다 보니, 이번 기회에 푹 휴식한다고 생각하려고요. 대학원 면접 준비에, 중국어 공부에 이렇게 블로그까지 하고 있으니 완벽한 백수는 아니라고 셀프 위로 중이지만요 ㅋㅋㅋ

저 말고도, 올해 졸업하신 모든 분들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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