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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17

저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니다가 6학년부터 필리핀에서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공교롭게도 다닌 학교가 죄다 여학교였습니다. 😂 지금은 12학년제로 학제가 바뀌었지만 (2016년부터 실시)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7년에 필리핀의 학제는 초등학교 6년(7년인 학교도 있었음)- 고등학교 4년 이었습니다. 즉 중학교가 없고 10 혹은 11학년제였죠. 학제조차 통일이 안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고등학교가 붙어있는 학교를 다녔는데요, 초등학교 7학년을 마치면 졸업을 하고 바로 같은 학교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것이었죠.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 7학년, 그리고 고등학교 4년을 여학교에서 다녔고, 공교롭게도 대학마저 여대에 여초과인 유아교육학과를 나왔습니당 ㅋㅋㅋㅋㅋㅋ 정말로 한국의 여중-여고-여대 테크보다 더 심화된 버전이죠. 유치원 시절과 초등학교에서의 5년을 빼면 남자랑 같이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으니...

성인이 되어서도 첫 남자친구와 너무 안 좋게 헤어지고 대학에서도 과 특성상 수많은 과제와 한 학기에 최소 27학점, 최대 29학점이라는 빡센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니 일상이 학교- 집- 학교를 반복했고 미팅이나 소개팅을 나가기는 커녕 주말에도 과제를 하느라 밤을 샜었죠. 4학년때는 유치원 실습과 졸업 논문 때문에 더더욱 헬이었고요.

그래서 저 2016년 5월 16일이 참 기억에 남는 날이라고 다이어리에 표시해 놓은 것 같아요. 저 날은 처음으로 남자 사람이 제 아픈 이별 후에 저한테 관심을 보였던 날이였다고 씌여있네요. 🤣 물론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선입견을 가져서도 안 되고, 한 사람만 보고 일반화를 할 수는 없지만 필리핀에 부모님 없이 혼자 와 있는 유학생 남자들의 경우는 그렇게 만남에 있어서 진지하지 않거든요.

페이스북 한인 커뮤니티에서 만나서 관심을 보여왔는데요, 며칠 대화하고 실제로 만나기로 한 전날, 제게 술을 잘 마시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알콜 알러지가 있어서 한 방울도 안 마신다고 했더니 섭섭해 하는 눈치였어요. 또 필리핀은 총기 소지가 합법인 나라라서 위험하기 때문에 저는 통금이 해 질 때인 오후 5시 반이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만나면 나는 5시 반까지 집에 가야한다고 말했더니 왜 젊은 나이에 그렇게 재미없게 사느냐고 화를 내더군요. 자기는 밤 늦게까지 술집에서 같이 술 마실 줄 아는 여자가 좋다고 부모님까지 고지식한 꼰대라고 욕하길래 그대로 끊어냈습니다.

그 이후에도 저에게 관심을 보인 한국인 유학생들이 있었는데 다 저 남자처럼 행동했고, 목적은 항상 술이나 성적인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4년간은 공부에만 집중하기로 했고 전 아직까지 솔로입니다. 😔

올해 말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 필리핀 땅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는데요, 이제는 정말 좋은 남자 만나서 또래 친구들처럼 예쁜 연애도 해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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